[Day2 | 석사] 스탠포드 유학, 그리고 미국 취업: AI/ML 엔지니어의 삶과 커리어
2024.02.12

안녕하세요 김형진입니다. 이번 세션에서는 해외 석사를 하면 좋은 이유, 해외 취업의 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영어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해외 석사
제가 해외로 석사를 하게 된 배경을 짧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군대 전역 후 대학교 5학년으로 복학을 했는데, 그때 굉장히 막막했어요. 복학생이고, 학교 5년 차인데다가 학점이 안 좋으니까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때 저희 아버지께서 미국으로 가서 박사 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라고 말씀하셨어요.물론 결론적으로는 미국 유학을 가서 박사도 안 하고 석사만 마치고 10년 넘게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았지만요.
저는 미국에서 석사를 하는 것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첫번째로는 하고 싶었던 것을 해볼 수 있다는 것이에요. 즉, “찍먹이 가능하죠”
해외에서 박사를 하거나 취업을 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굉장히 불확실합니다. 반면, 2년 동안 진행되는 석사는 이 모든 불확실함 속에서 ‘한번 해보자’는 느낌으로 진행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렇다면 왜 전산학으로 석사를 했는지 다시 생각해 보면, 사실 저는 전산학보다는 스탠포드라는 이름이 너무 눈에 들어와서 결정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두번째 장점으로는 사람들과 환경입니다.
너무 뻔한 이야기지만, 좋은 환경에서는 그 주변만 따라가도 더 새롭고 재미있는 것을 찾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석사 1학년 때 친구들과 다 같이 “Introduction to Machine Learning”이라는 수업을 듣게 되었어요. 친구 따라 수업을 듣게 되었던 것이죠. 그 수업에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결론적으로 그 수업 때문에 지금 이렇게 AI 엔지니어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세번째 장점은 취업으로 가는 길을 열어준다는 것입니다.
석사를 하면서 석사 이후에 박사를 할지, 취업할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2년 차에 친구들이 모두 인턴을 한다길래 저도 따라갔어요. 이번에도 친구 따라 강남 간 셈이죠. 여러 군데 지원을 했는데 여러 번 탈락하고 결국 구글 뉴욕 팀으로 가게 되었어요. 너무 좋았어요. 구글 밥도 너무 맛있고, 뉴욕 맨하탄은 놀 곳도 많았고, 똑같이 고생하면서 코딩하는데 돈을 주는 거에요.

해외에서 석사를 하게 된다면 크게 두 가지가 좋은 것 같아요. 먼저, 해외 석사를 하게 된다면 취업에 대한 기회가 더 많아요. 한국에 있을 때는 해외 회사를 ‘찍먹’ 해볼 기회가 많이 없는데, 해외에서 석사를 하게 된다면 최소 한 번 이상 인턴십을 해 볼 수 있어요. 두 번째로는 석사 같은 경우, 취업 비자 없이도 1~2년 정도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 기간에 취업 비자나 영주권을 노려볼 수 있습니다.
해외 취업
왜 해외에서 취업해야 하나요?
왜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취업을 해야 하는지 물어볼 수 있습니다. 저는 세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첫번째로, 해외는 한국과 또 다른 재미가 있어요. 다른 문화와 다른 일을 하는 데에 큰 즐거움이 있습니다. 두번째로, 해외에서 일을 하게 된다면 어떤 회사에서 얼만큼의 임팩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지가 달라집니다. 마지막으로 요즘 같은 고환율 시대에 달러로 높은 월급을 받을 수 있어요.
해외 취업, 어떻게 하나요?
개발자 같은 경우, 취업하기 위해서는 크게 3단계가 있습니다. 이력서, 인터뷰, 그리고 코딩 시험이죠.
첫번째. 이력서는 썰 풀기와 퍼즐 맞추기의 문제입니다. 자기소개서나 이력서에 자신의 원대한 비전을 이야기하고 거기에 맞춰서 살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근데 자신의 비전에서 벗어난 일을 썰로 사용한다면 오히려 스토리로 잘 푸는 방법입니다. 이런 썰들을 잘 연결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번째. 인터뷰는 최대한 많이 보세요. 저는 사실 취업할 때 인터뷰를 많이 보고, 많이 떨어졌어요. 아직도 이직할 때마다 “인터뷰 주간”을 따로 정해 놓고 인터뷰를 많이 봤어요. 각각의 인터뷰를 일종의 모의고사라고 생각하면서 진행했어요. 그 산업에서 일하는 사람과 1:1로 대화하고, 어떤 이야기가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를 알 수 있는 기회였어요. 특히, 이렇게 인터뷰를 많이 보면 볼수록 자연스럽게 썰 푸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어요.
세번째. 코딩 시험은 기출 문제집을 푸세요. 개발자분들, 특히 코딩 또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에게 한정된 팁인데요, 엔트리 레벨의 경우, 코딩 인터뷰 족보 사이트가 있어요. 그 사이트에서 열심히 기출 문제들을 풀고 가면 어느 정도 잘 풀 수 있을 것입니다.
AI/ML 엔지니어가 뭔가요?
AI 인공지능이라고 하면 다들 새로운 지능을 만들고, 영화에 나오는 로봇 같은 것을 상상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사실 AI/ML 엔지니어는 전혀 그런 복잡한 일을 하는 직군이 아닙니다. AI 리서치라는 직군이 진짜 새로운 알고리즘을 만들어내고, AI/ML 엔지니어는 그들이 만든 알고리즘, 즉 툴을 가져가서 실제 문제에 적용합니다. 개발자가 코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AI/ML 엔지니어는 머신러닝이라는 새로운 툴이 추가된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이때 AI/ML 엔지니어와 개발자의 차이점이 재미있었는데요, 개발자분들이 코드를 정확하게 짜서 컴퓨터에 주면 컴퓨터는 정해진 일을 수행합니다. 반면, AI/ML 엔지니어는 컴퓨터에게 “어떤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명령과, 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많이 줍니다. 즉, 개발자는 물고기를 잡아서 컴퓨터에게 먹여 주는 것이라면, AI M은 컴퓨터에게 낚시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랑 비슷하죠.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제가 실제로 했던 일들을 소개해 드릴게요.
첫번째로는 링크드인이라는 회사에서는 친구 추천 알고리즘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데이터 마이닝 빅데이터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사용자에게 친구를 추천했을 때 버튼을 클릭할 확률을 머신러닝으로 예측합니다.
다음으로 우버에서는 기사/승객 매칭 알고리즘 팀에서 일했습니다. 승객이 호출 버튼을 누르게 될 때 어떤 운전자와 매칭을 해 드리면 좋을지를 고민했는데, 그중 고려해야 할 요소 중 하나는 취소 확률을 줄이는 것이었어요. 왜냐하면, 승객이 요청해서 운전자가 오고 있는데 승객이 취소해 버리면 승객, 운전자 그리고 우버 시스템상 엄청난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승객과 운전자 기준으로 취소 확률을 AI로 계산하는 것을 적용하는 일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초에 이직한 데이터브릭스라는 회사에서는 forecasting 예측이랑 optimization 문제를 풀고 있습니다. 데이터브릭스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위해서 데이터 처리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유저의 데이터 처리 요청을 진행할 때 클라우드 제공 플랫폼에서 가상 머신을 가져와야 하는데, 이때 어떻게 하면 적은 머신을 사용하면서도 유저의 요청을 단시간 안에 실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최적화 문제를 풀고 있습니다.
영어를 잘해야 하나요?
“영어를 잘한다”는 기준이 무엇일까요? 저는 옛날에 영어를 잘한다고 하면 발음과 억양이 좋고 유창하게 끊기지 않게 말할 수 있는 것을 영어를 잘하는 것으로 생각했어요. 하지만 나중에 석사 과정을 하고 이제 직접 일도 하다 보니까 진짜 중요한 것은 말을 잘하는 것이더라고요. 코딩을 예로 들자면, 프로그래밍 언어를 어떤 것을 할 줄 아느냐와 그 사람이 개발자로서 얼마나 잘하는 것이냐는 사실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 파이썬, c언어를 할 수 있는 것과 어떤 문제를 줘도 알고리즘을 알아서 파이썬 혹은 머신 러닝 기법들을 통해 풀 수 있다는 것이 다른 것과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즉, 언어는 수단일 뿐이고, 그 수단을 이용해서 정리된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제 개발자의 영어에 대해 말씀을 드릴게요. 개발자는 컴퓨터를 대상으로 일하는 것이긴 하지만 회사에 취직하면 혼자 일을 하진 못해요. 이때 실리콘밸리의 회사들은 절반이 중국인, 나머지 절반은 인도인 그리고 그 외 나라 사람들로 구성되었어요.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있는 만큼, 억양이나 악센트는 중요하지 않지만, 자신 생각을 말로 전달하는 것은 정말 중요해요. 특히 회사 내에서 진급할수록 영어가 더욱 중요하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개발자 중에서는 영어를 조금만 잘해도 티가 많이 납니다.

결론적으로 석사 유학은 정말 다양한 장점이 있어 사람마다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 다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경험해 보고 싶을 때 석사 유학만 한 옵션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해외 취업은 요즘 같은 고환율 시대에 정말 해 볼 만한 옵션이며, AI Engineer는 생각보다 재미있는 문제를 푸는 직군입니다. 마지막으로 영어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역시 링글이 아닌가 싶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