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실리콘밸리에 가기 전에 '내가 너무 좋은 것들을 보고와서 욕심이 생기면 어떻게 하지?'라는 고민을 했었다. 모두가 선망하는 곳이니 지금 내가 갈증을 느끼는 상황에서 공부는 하나의 도피처가 될 수도 있고, MBA는 매력적인 커리어 중 하나가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다녀오고 나서 내 감정은 오히려 담담했고, 더 내 자리에서 힘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내 상황에 좀 더 분노할 줄도 알고, 더 기여하고 어필할 줄도 알고, 더 고민해보려고 하는 자세다. 돌아온 지 일주일도 안 되어서 인지 아직 매 순간의 선택에 실리콘밸리에서의 마음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더 장기적인 목표를 위해 지금 순간을 가볍게 이겨보자는 생각도 들고.

조금 더 비유해보자면, 내 마음이 서울에 위치한 높은 회사 건물이었다면 이제는 넓은 땅에 센드버드 같은 새도 사무실에 두고, 엔비디아 같이 곡선도 그려보고, 구글 같이 망원경도 두고, 넷플릭스같이 팝콘 기계도 둬 보는 거다. 유치하지만 귀엽고 재밌는 것들! 생산성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이런 것들이 조직이나 사람을 미소짓게 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마음이 오래토록 유지되었으면 좋겠다. 이 과정에서 링글러분들의 커리어와 더 넓은 경험을 위해 진심으로 애써주신 링글 운영진 분들께 마음 깊은 감사를 전한다. 만약 '좋은 거 보여줄게'가 그들의 마음이었다면 나도 '좋다, 좋다'하고 끝났을 것 같다. 하지만, MBA를 지원하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주고 또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었기에 더욱 보람차고 행복한 여행이었다. 처음에는 '이걸 운영하는 목적이 뭘까?'라고 생각했는데,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행동하는 것, 그리고 우리가 느낀 것이 진정성이 아니었나 싶다. 링글이 글로벌 커리어를 함께 고민해주는 멋진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